동일시(Identification)란?

동일시(Identification)는 타인의 성격, 가치관, 행동 양식 등을 자기 내부에 내면화하는 심리적 과정을 의미합니다.

정신분석학의 창시자 프로이트(Sigmund Freud)는 동일시를 “인간의 성격 형성과 초자아 발달에 핵심적인 심리 메커니즘”으로 설명했습니다.

어린아이가 부모를 본보기로 삼아 행동을 모방하거나, 존경하는 인물의 가치관을 자신에게 적용하는 것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이 과정은 사회적 학습과 정체성 형성에 필수적이지만, 무의식적으로 타인을 과도하게 동일시하면 자기 개성의 상실이나 불안정한 자아 구조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즉, 동일시는 인간 발달에 자연스러운 심리 기제이지만, 그 균형이 자아 성숙의 관건이 됩니다.

동일시는 인간이 성장 과정에서 타인과 관계를 맺으며 자신을 형성해 가는 기본적인 심리 기제입니다.

이를 통해 우리는 사회적 규범을 배우고, 도덕적 가치와 정체성을 확립하게 됩니다.

그러나 동일시의 방향이나 대상이 왜곡되면, 자아의 경계가 흐려지고 타인 의존적 사고로 발전할 수 있습니다.

동일시의 유형

1. 부모 동일시(Parental Identification)

• 유아기와 아동기에 가장 기본적으로 나타나는 형태로, 부모의 가치관·말투·태도를 모방하며 자아를 형성함.
• 예: 아버지의 직업을 존경해 같은 길을 꿈꾸거나, 어머니의 말투를 따라함.

2. 방어적 동일시(Defensive Identification)

• 불안이나 위협에서 벗어나기 위해, 강하거나 두려운 인물을 동일시하여 자신을 보호하는 무의식적 방어기제.
• 예: 괴롭힘을 당하던 아이가 가해자의 행동을 따라 하며 자신을 방어함.

3. 공격자와의 동일시(Identification with the Aggressor)

• 프로이트의 제자 안나 프로이트(Anna Freud)가 제시한 개념으로, 피해자가 가해자의 태도를 모방함으로써 불안을 줄이는 형태.
• 예: 폭언을 듣던 사람이 나중에 비슷한 방식으로 타인을 통제하려 하는 경우.

4. 이상적 동일시(Ideal Identification)

• 존경하거나 이상적으로 여기는 인물의 가치나 태도를 내면화함.
• 예: 스승, 지도자, 연예인, 사회적 롤모델 등에게서 자신이 되고 싶은 모습을 투영.

5. 집단 동일시(Group Identification)

• 자신이 속한 집단의 가치와 규범을 내면화하여 소속감을 강화함.
• 예: 직장, 학교, 종교, 팬덤 등에서 나타나는 ‘우리’ 중심의 심리적 결속.

동일시의 기능

• 정체성 발달: 타인을 통해 자신이 누구인지 인식하는 과정.
• 사회적 학습: 행동규범과 도덕을 내면화함으로써 사회 적응을 돕는 역할.
• 자기 강화: 존경하는 인물을 동일시함으로써 자신감을 높임.
• 방어 기능: 불안이나 무력감을 줄이기 위해 심리적으로 자신을 보호.

문제적 동일시의 양상

동일시가 지나치거나 부정적으로 작용할 경우 다음과 같은 문제가 나타납니다.

• 자기상실(Self-loss): 타인의 가치관이나 기대에 맞추다 자신의 감정과 욕구를 인식하지 못함.
• 의존적 성향: 자신의 판단보다 타인의 기준을 우선시함.
• 관계 불안정: 타인의 평가에 따라 정체감이 쉽게 흔들림.
• 공격적 행동의 학습: 폭력적 인물을 동일시해 공격적 성향을 강화.

보건복지부 ‘정신건강실태조사(2023)’에 따르면, 청소년의 43%가 “타인과 비교하거나 비슷해지려는 압박감을 느낀다”고 응답, 이는 동일시가 정체성 혼란과 스트레스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건강한 동일시를 위한 방법

• 자기인식 강화 – ‘나는 누구인가’, ‘내가 진심으로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를 자주 점검하기.
• 자기경계 설정 – 존경은 하되, 자신의 가치와 독립된 생각을 유지하기.
• 모델 다양화 – 한 사람에게 과도하게 동일시하지 말고, 다양한 사람에게서 배우기.
• 감정표현 훈련 – 타인의 감정이 아닌 ‘자신의 감정’을 인식하고 표현하는 연습.
• 심리상담 및 성격치료 – 자아 경계가 불분명하거나 대인관계 어려움이 심한 경우 전문가의 도움을 받기.

동일시는 인간이 성장하며 자신을 찾아가는 자연스러운 과정입니다.

그러나 ‘나는 나일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잃는다면, 동일시는 자기상실의 시작이 될 수 있습니다.